곽용구 골든터치 대표
거버넌스(Governance)의 시대다.
인터넷 거버넌스도 이미 오래 전부터 회자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웹 거버넌스, 리스크 거버넌스,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거버넌스, 씨큐리티 거버넌스 등 도처에서 거버넌스를 이슈화하고 있다. 마치 유행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유행은 아니다.
거버넌스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까지 `지배구조'라는 말로 번역되어 사용되었다. 일반인이나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뜻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ISACA(정보시스템감사통제협회)가 한국지부를 통해 IT거버넌스를 국내에 소개하기 전까지는 특히 그랬던 것 같다. 최고경영진이나 재무회계담당자, 금융에 종사하는 전문가, 투자자 그리고 회계사가 보고서 속에서나 주고받을 기회가 있는 단어였을 지도 모른다.
ISACA는 ITGI(IT거버넌스연구소)를 별도의 조직으로 설치하고 CobIT을 기반으로 IT 거버넌스를 연구하고 보급해 오는 노력을 오랜 기간 해 왔다. 이 노력이 바다를 건너 한국에 상륙하면서 거버넌스는 IT분야 전문가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IT 거버넌스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궁금증과 이견이 많다. 때로는 거버넌스를 다루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앉아 대화를 할 때, 정의에서부터 서로 다른 얘기를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정의든 간에 자신의 명확한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 정립 없이 거버넌스를 말해야 하는 경우는 아주 흔할 수밖에 없다. 답답한 일이지만 아마 한동안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왜 거버넌스인가? 특히 왜 IT분야에서 거버넌스가 이토록 관심을 둘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일까? 조심스럽게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간에 걸쳐 IT의 급격한 발전을 목도했다. 그 결과로 사회는 IT사회, 지식정보사회라고 부르기에 손색없을 정도로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이 시기에 IT 전문가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으나, 어느 정도 이는 용인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수십 년이 짧을지 모르지만 IT의 성장곡선으로 본다면 결코 짧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결국 지금 IT는 가파른 붐을 끝내고 완만한 성숙기, 말하자면 빈틈을 메우며 견고히 하는 기간으로 이미 들어가고 있다. ITSM과 더불어 바로 이 IT 거버넌스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IT투자에 대한 신중함의 요구, 명확한 ROI의 제시와 입증, 의사결정책임의 요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IT와 IT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수행에서 돌출되는 다양한 리스크에의 대응과 같이 IT 거버넌스 속에서 다루어지기를 바라는 핵심 목표들이 이를 증명한다.
시장에는 수많은 투자자가 있다. 투자에 앞서 또는 그 이후에도 평가를 면밀히 하게 마련이다. 그들은 판단을 위해 이것저것을 요구한다. 평가자는 그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수준 높은 운영을 하고 있으며, 비용효과적이고 투명하며, 도덕적이고 위험이 적은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도 아주 품위 있게. IT 거버넌스에 앞서 코퍼릿 거버넌스(Corporate Governance)를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함이 여기서 비롯된다. 자기방식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처럼 글로벌 스탠더드로 보여 주어야 한다. 글로벌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성장하고자 한다면 그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이제 IT는 돈보다도 더 신속하게 역할을 해내는 자본주의와 시장의 첨병이다.
광장의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의 이슈 표현방법이 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는 오히려 시장에서 자란다고 확신한다. 위에 언급했지만 거버넌스는 경영진의 요구나 IT의 내적 요구가 결코 아니다. 이는 철저하게 기업 외적 요구이며 오직 시장에서 주인된(될) 자의 요구일 뿐이다. IT 거버넌스를 포함하여 인터넷이나 웹에서의 거버넌스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것은 주인이 누구냐를 가리자는 것이며 지분의 크기에 상관없이 스스로 주인임을 확인코자 하는 욕구의 발로이기도 한 것이다. 거버넌스가 일반화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더욱 만개해 가고 있다는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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